꼬장꼬장한 눈토끼님의 이글루입니다

No1Messi.egloos.com

포토로그




연남동에서 화장실 가기-인식편

장애인화장실은 이렇게나 희귀자원이다. 그런데 일부 비장애인은 이것마저 당연히 비장애인도 똑같이 이용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이론상 그 말이 맞다. 난 모든 화장실이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화장실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으면 장애인/비장애인 구분이 필요 없다. 공평하게 줄 서서 차례로 이용하면 됨. 하지만 현재로선 비현실적이다. 아예 건물 한 층이 다 화장실로 쓰이면 모를까. 장애인화장실이 건물 1개 통틀어 2개정도밖에 안될 경우, 불리한 건 여전히 장애인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 1~2개를 비장애인도 똑같이 이용해야한다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며 화를 낸다.

국립극장-무려! "국립" 극장이다!-달오름극장에 여자장애인화장실은 딱 1개 있다. 중극장 규모니 적당하다 볼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이게 출연자화장실 겸용임. 출연자도 장애인 관객도 이용할 수 있는 여자화장실이 이거 하나 뿐인 거다. 공연 전후라면 해오름극장까지 가도 되지만, 인터미션 15분~20분동안 소변이 마려우면 다른 선택권이 없다.

하필 내가 간 날 문제가 터졌다. 화장실에 있는데 밖에서 문 두드리고 소리 지르며 빨리 나오라고 난리. 장애인화장실에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다고 이용하기 편리한 건 아니다. 특히 달오름극장 화장실은 좁고 더러웠다. 담뱃재도 많고. 안 그래도 이용에 시간이 걸리는데, 변기부터 닦아야 했다. 그런데 누가, 무슨 권한으로 자꾸 나오라는 거야.

나와보니 출연자였고, 다른 출연자가 시간 끄는 줄 알고 그랬던 거다. 공연 임박해서 화장실 쓸 사람은 많은데 화장실이 비지 않으니 마음이 급했던 거. 거기까진 좋은데 사과를 제대로 안했다. 당연히 민원을 내고 정식 루트로 사과를 받았지만 너무너무 황당했다. 무슨 국립시설이 이따위야. 이게 말이 돼?? 출연자들은 또 이게 무슨 창피냐고.

마음놓고 용변도 못 보는 게 화가나서 트위터에 상황을 썼다. 다들 경악을 했는데(비공개 계정이라 RT는 안됨) 그 중 하나, 팔로어도 많고 자기애 강하신 어떤 분이 "원래는 비장애인도 평등하게 이용해야되는 거 아시죠?"라는 멘션을 보내옴ㅋㅋㅋㅋㅋㅋ 그분이 선팔해서 맞팔은 했지만, 나랑 의견이 안 맞아서 거의 뮤트해놨던 분이다.


"저도 민원서에 그렇게 썼지만, 먼저 이용하는 사람을 나와라 마라 할 권리 역시 누구에게도 없죠" 식의 답변을 하고보니 얘도 너무 어처구니 없는 거다. 장애인화장실이 특혜임? 이 상황을 역차별이라 생각하는 거 아니야?? 누구 오줌 안 싸고 살 수 있는 사람?

썰을 풀수록 이런 사고를 가진 비장애인이 많이 등장할거다. 본인이 무척 깨어있다고, 스스로를 인권의 수호자라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도 많음. 지들에겐 당연한 권리인데 장애인에겐 비장애인이 특별히 베풀어주는 호의라 생각한다. 저 질문은 "비장애인화장실도 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하는 거 아시죠?" 였어야 유효함.

장애인화장실은 대부분 시설도 형편없지만 비장애인의 이런 인식과 무매너 때문에 사용이 더 어렵다. 이전 포스트에 두산 사옥 얘길 했는데, 언젠간 문이 잠겨서 경비아저씨께서 열어주셨다. 막 들어가려는데 사원증 목에 건 사람이 태연히 새치기하고 지랄. 나도 나지만, 경비 아저씨가 다급히 제지했다. "여긴 장애인화장실이잖아요" 그 아가씨가 황당한 얼굴로 따졌다 "비장애인이 써도 되는 거잖아요? 안돼요?" 경비아저씨가 안된다고 하실 거 같아서 내가 끼어들었다. "되는데, 다른 화장실 쓰실 수 있잖아요" 역시 지지않고 또 묻는다. "지금 쓰실 거 아니면 제가 써도 되잖아요?" 그래서 내가 쓰려던 참이라 말했고, 그 여잔 그때서야 물러났다. 아니 시발 두산 사옥에 비장애인 여자 화장실이 몇 칸이야 ㅋㅋㅋㅋㅋ 왜 하필 거기 가겠다고 말씨름까지 하는 거임? 넓은 공간 여유롭게 쓰고싶은 건 알겠는데, 거긴 칸칸이 다 깨끗하고 좋잖아.

언젠간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 보다 인터에 화장실엘 갔다. 거기도 좁고 물도 잘 안 나오지만, 있는 게 어디야. 그러다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아직 변기에 앉아있는데 갑자기 문이 열린 거. 화장실 줄이 기니까 웬 비장애인 할머니가 장애인화장실에라도 들어가야겠다고 떼를 쓰셨나 봄. 그래서 어셔 대동하고 강제로 자동문을 연 거다. 워후 ㅋㅋㅋㅋㅋㅋ 나중에 어셔에겐 사과 100만 번 받았지만, 할머니는 사과 한마디 없이 홀연히 사라지셨다.

장애인 보조용품은 "장애인들이나 쓰는 거"란 인식이 있다. 예를 들면 전동스쿠터. 오토바이보다 느리지만 안전해서, 애매한 거리를 매일 걸어서 통학/출퇴근 해야하는 비장애인이라면 써볼만도 한데 "장애인들이나 타는 거"라 생각하니 고려조차 안한다.

그리고 항상 장애인/비장애인 분리가 원칙이다. 학교도 장애인학교 따로 짓고, 취업도 장애인작업장 따로 만들고, 심지어 결혼도 장애인끼리 하는줄 안다. 한국에 어디 장애인 랜드 있나? 현대판 소록도?

하지만 장애인 편의시설은 다르다. 장애인화장실, 지하철역 엘리베이터(김대중정부 때부터 장애인들이 이동권 투쟁으로 얻어낸 거다), 경사로 등등. 그건 비장애인도 같이 쓰라고 만든 거잖아? 안 쓰는 게 손해지. 야호! 사고 프레임의 편리한 전환!

장애인화장실은 비장애인이 담배 피거나 여유롭게 대변을 보고 나가려는 용도로 많이 사용힌다. 그래서 대기시간이 길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지만 장애인화장실은 건물에 1~2개 뿐이다. 이걸 정말 장애인이 사용하길 바란다면, 웬만하면 비워놓는 게 좋음.



연남동에서 화장실 가기-시설편

연남동, 가로수길, 이태원엔 맛집이 많다. 역시 휠체어로 갈 수 있는 덴 거의 없지만. 어쩌다 (비장애인) 친구와 이런 동네 가면, 문턱이나 계단보다 화장실이 더 문제다. 화장실은 지체장애인이 외출을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다.

음식점이나 술집에서 장애인화장실 보신 분 거의 없을 거다. 비장애인이라 관심 없어서 못본 게 아님. 실제로 거의 없기 때문이다. 휠체어 유저가 친구랑 술먹다 오줌 마려우면 필사적으로, 어떻게든 지하철역, 공원, 공연장, 고속도로 휴게소, 학교같은 공공시설을 찾아야 한다. 저런 게 근처에 없음 좆되는 거임. 공공시설이 아니어도 대기업 건물, 고층건물, 최근에 지어진 건물엔 장애인화장실 있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예의 "맛집" 동네는 대부분 오래된 건물이고, 혹 장애인화장실이 있다 해도 실제론 휠체어로 이용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이게 뭔 개소리야, 장애인화장실인데 휠체어 이용이 왜 안돼? 너무 좁아서 변기 앞까지 휠체어 진입이 안됨ㅋㅋㅋㅋㅋ 겨우 낑겨서 들어가면 이제 문을 못 닫는다. 휠체어를 문쪽으로 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말도 안되는 화장실은 왜 짓나 싶지만 존나 많다. 법적 의무라 설치는 해야겠는데 그렇다고 넓은 공간을 장애인에게 내주기엔 아까웠던 거지. 장애인이 실제로 이 화장실을 이용하든 말든 건물주가 관심 없는 경우 이런 일이 발생한다.


내 생활권 내에선 천호동 현대백화점이 그렇다. 장애인 화장실이 두어 군데 있지만 수동휠체어도 못 들어감. 천호동, 성내동쪽이 거의 그모냥이다. 그리고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화장실은 있는데 대부분 잠겨있고(다른 데도 그렇지만, 청소하시는 분들이 여기까지 신경 쓰기 귀찮을 경우 하루종일 그냥 잠가놓는다. "장애인이 몇 명이나 오겠어?" 마인드가 아닐까 함) 혹 열려있어도 이용할 수 없다. 휠체어가 못 들어감. 너무 좁아서. 대학로에서 몇 안되는 최신식 건물인데 이따위다.

대학로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여긴 장애인화장실이 손에 꼽힐 정도다. 그중 한 곳인 동숭아트센터는 장애인화장실에서 쉬하면 오줌 누는 소리가 복도에 울려퍼짐ㅋㅋㅋㅋㅋㅋㅋ 장애인화장실 문만 복도에 직면해있기 때문이다(홍대 상상마당 화장실도 마찬가지). 일반 화장실은 벽 뒤에 숨겨놔서 괜찮음. 장애인화장실은 휠체어가 들어가기 편하게 복도에 설치하도록 규정돼 있는 게 문제다. 아니 이새끼들, 장애인은 체면도 수치심도 없는 줄 아나. 방음정도는 해줄 수 있잖아.

아르코예술극장은 이용은 가능한데 공간이 비좁다. 그래서 휠체어 장애인은 대학로 어디서 오줌이 마렵든 혜화역이나 서울대병원, 홍대아트센터까지 가야됨.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제목에 있는 연남동이나 근처 상수동, 디저트 가게 많은 가로수길은 지하철역마저 멀고, 특히 상수역은 지하철역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가 없어서(리프트 뿐인데다 구간도 존나 길다) 비슷한 상황이다.

위에서 학교 예를 들었지만 초중고교는 오래된 건물이 많아서 무쓸모다. 대학 건물이라고 다 쓸만한 장애인화장실이 있는 건 아님. 덕분에 난 초중고 12년+ 대학 4년동안 집에 올 때까지 대소변을 참아야 했다. 자라면서 훈련으로 어느정도 가능하긴 했는데(하루 종일 물을 거의 안 먹고 밥도 조심한다) 생리 때가 죽을 맛임. 학교에 있는동안은 생리대를 교체할 수 없으니 한여름에도 오버나이트나 아기 기저귀를 해야했다. 그래도 생리혈이 새는 날이 있었는데, 이럴때 친구나 엄마 등에 업혀서 이동하면(대학에 가기 전까진 장애학생이라도 1층 교실을 배정해주지 않았다) 인간의 존엄성따위 포기해야 하는 거임. 최근의 저소득층 소녀들은 생리대 살 돈이 없어서, 난 화장실이 없어서 수치심과 굴욕감을 느껴야 했던 거다. 음. 쓸수록 이런 장애여성 이슈가 페미니즘에서 다뤄지지 못하는 이유를 정말 모르겠네. 암튼 이건 유니버설 디자인의 중요성 정도로 마무리 짓겠다.

예전엔 심지어 투명 창문이 달려있거나, 건물 밖으로 창을 낸 경우도 있었다. 혹시나 장애인이 용변 보다 위험에 처할까봐 그랬다나 ㅋㅋㅋㅋㅋㅋㅋ 밖에서 보면 뛰어들어와서 도와주라고 ㅋㅋㅋㅋ 그냥 인간 취급을 안한 거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아직도 장애인화장실 문 전면이 반투명 유리로 된 데가 있다. 그래도 장애인화장실이 전엔 죄다 남녀공용이었는데, 법이 바뀌어 이젠 성별이 나뉜 걸 감사히 여기고 있다. 시발 이렇게 당연한 것에 말이지 ㅋㅋㅋㅋㅋㅋㅋ

지하철역 가까운 데선 지하철역 화장실이 최고다. 일단 접근은 가능하니까. 하지만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매우 꺼려진다. 정말 위급한 상황 아니면 안 간다. 위생상태가 나쁘기 때문이다.

장애인화장실은 대부분 유아동반화장실 겸용이다. 그래서 아이 소변 뉘이다 그런 건지 변기 위에 오줌이 묻어있거나, 옆으로 새서 바닥에 흥건한 경우도 많다. 하긴, 꼭 아이 오줌만 새는 게 아니겠지ㅋㅋㅋㅋ 시발 그 오줌 휠체어 바퀴에 묻으면 하루종일 존나 짜증남. 사람들이 여길 많이 이용하지 않는다는 걸 아는 흡연자들이 여유롭게 담배를 피고 나가서, 바닥이며 변기에 담뱃재가 떨어져 있기도 하다. 여기 금연구역인 거 모르냐고.

지하철역뿐 아니라 장애인화장실은 대부분 휴지, 핸드타월, 휴지통, 물비누 중 하나가 없거나, 수도가 고장이거나, 핸드 드라이가 작동 안된다. 청소하시는 분들이 청소도구(아직 물이 묻어있는 대걸레, 거대한 휴지통 등) 수납하는 공간으로 써서 휠체어가 못 들어가기도 한다. 청소도구함이 따로 있는 건물도 있지만 대부분 아니다. 출입문(대부분 자동문이다)이 고장이거나 청소하시는 분들이 일부러 잠가놓고 이용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분들께 장애인화장실은 일종의 덤이기 때문에, 여기까지 신경쓰기가 귀찮기 때문인 듯하다. 장애인보다 비장애인이 더 많이 쓰니, 생각보다 자주 청소해줘야 하는 탓도 있다.

이런 이유로 휠체어 유저들은 특히 재택근무를 선호한다. 중증 장애인을 채용하면 국가에서 지원금을 주니 장애인을 고용하려는 중소업체가 늘고 있는데, 입주 건물에 장애인화장실이 없어서 채용 못하는 곳도 있다.

위생상태도 좋고 시설도 좋은 곳은 제2롯데월드, 울산 현대백화점 같은 대형 쇼핑몰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내 생활권엔 두산 사옥도 있다. 여긴 비장애인화장실도 쾌적하다 ㅋㅋㅋㅋ 조명도 호텔조명. 서초동엔 휠체어 진입 가능한 건물이 많지 않은데, 역시 운영비 중 세금 비중이 큰 예술의전당엔 장애인화장실이 있다. 음악당 내 장애인화장실은 유명무실이지만.



노키즈존과 장애인

노키즈존 폐지를 주장하는 부모들이 자꾸 장애인권과 묶는 게 짜증나서 쓴다. 이 이슈를 장애인 배제와 엮으면 관련 없는 사람들(애 없는 성인들)의 죄책감과 도덕심을 자극할 수 있고, 그렇게 동조하는 인원 수가 많을수록 추진력을 얻으니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막상 장애인인 난 스트레스 받는다.

나도 노키즈존 식당 반대다. 일단 차별없이 손님 다 받고, 피해 주거나 진상 피우면 그때 나가라 요구해도 되잖아. 그래도 점주가 욕 안 먹는 분위기가 됐음 좋겠다. 저 애가 시끄러울지 조용할지 어떻게 알고 아예 발도 못 붙이게 함? 어차피 애 우는 소리 아니어도 식당은 말소리로 시끄럽고, 카페는 음악 소리로 시끄럽다. 조용한 데 원하면 비싼 식당 가면 됨. 아기 우는 소리 정도는 참을 수 있다.

휠체어 유저다 보니 어딜 가든 아이들의 표적이 되는 게 솔직히 귀찮긴 하다. 부모들이 주의를 안 시키니 남의 테이블까지 와서 휠체어 만지고 장애인이라 부르고 ㅋㅋㅋㅋ 그래서 나도 노키즈존 식당에 가고싶지만, 어차피 못간다. 쇼핑몰에 있는 식당 외엔 갈 수 있는 데가 거의 없으니까. 결국 내겐 노키즈존이 직접적인 이익도 안 되고, 그렇다고 피해도 안 준다.

하지만 아이 부모들이 자꾸 아이를 장애인의 위치에 놓는 건 어이없다. 이분들, 자기 아이가 지적장애아동, 자폐성장애아동과 한 공간에 있는 거 불안해할거면서. 전략 참 희한하네.
화난 표정으로 학교 앞을 왔다갔다 하던 학부모 한 명이 토해내듯 이유를 설명했다.

 “발달장애인이 아이를 던져서 2살 난 아이가 죽은 사건 아시죠? 장애인들은 일반인보다 힘이 세다고 해요. 앞뒤 분간 못하는 애들이, 우리 아이 같은 중학교 여학생에게 덤벼들 수도 있잖아요. 위험한 거 아닌가요? 안전은 어떻게 확보할 건가요?”

강서구 특수학교 부지 얘기 아님. 이거 2015년 기사다. 장애 이슈만 나오면 나도 어릴 때부터 많이 듣던 얘기고. 비장애아동 엄마들이 장애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음. 저런 불상사가 없도록 발달장애아동을 어릴 때부터 교육/훈련시키는 게 바로 특수학교인데.

누구든, 할 수만 있다면 최대한 배제하고 싶어하는 게 장애인임. 비장애아 부모들도 예외 없다. 이분들이 지적장애, 자폐성장애아동과 자기 아이를 한 공간에 같이 냅두고 싶겠어?
과장이 아닙니다ㅋㅋㅋㅋㅋ 이 기사와 댓글 보면 아이 어머니들이 전동휠체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알 수 있음.
전동휠체어를 제지한다고 차별이라 느끼는건 무슨심뽀신지요? 애는 자유가 없나요? 애들 데리고 다니면서 매장 안에서도 자유롭게 쇼핑을 못하게 해야하나요?

자기 아이에게 위험할 거 같으면 옷가게에 지체장애인도 못 오게 하는 게 엄마 파워다. 장애인보다 아이 엄마들의 구매력이 훨씬 높으니 매장은 아이가 아니라 장애인 출입을 금지했다. 이래도 아이가 장애인만큼 약자임?

나도 길 가면 200m 앞에서부터 경계하는 아이엄마들 자주 본다. "ㅇㅇ야아악! 조심해! 다쳐어어어어어어엇!" ←이거 아이가 아니라 나한테 하는 소린 거 잘 알고 있습니다. 나를 보면서 하는 소리니까. 나도 그 애 잘 보이고, 이미 조심하고 있으니 당신 애나 환승통로에서 뛰지 않게 하세요 ㅋㅋㅋㅋ 이래놓고 본인들이 불리한 문제엔 아이와 장애인 인권을 묶는다니.
지난 주말 인천의 한 스타벅스 매장을 찾은 30대 아이 엄마는 청각 장애 3급인 정모(32)씨가 건네는 물컵을 받지 않고 머뭇거렸다. 정씨 가슴팍에 달려 있는 장애인 배지를 보고 당혹스럽다는 눈치였다. 이 엄마는 결국 정씨 옆에 있던 비장애인 직원에게 "아이가 마실건데 물 좀 새로 떠주세요"라고 요구했다. 정씨는 "장애가 전염병도 아닌데 일방적으로 내 서비스를 거부하는 모습에 큰 상처를 받았다"고 했다.

장애인이 떠준 물 마시면 니 애도 장애인 되니?
대놓고 혐오스럽다고도 합니다.

장애인에겐 키즈카페같은 장애인 환영 카페도 없고, 어린이 뮤지컬 전용극장같은 장애인 환영 문화시설도 없다. 앞에서도 말했듯 아이 부모층과 장애인층은 경제력, 곧 구매력 자체가 다르니까.

세상에 아이들이 돌아다니는 거 반대하는 쓰레기 있음? 학교, 놀이터, 동네 수퍼마켓, 영화관, 유원지 다 다닐 수 있잖아? 사람들은 그저 아이들이 식당과 카페에서 얌전히 있어주길 바랄 뿐임. 남의 테이블에 와서 물건 함부로 만지고 음식 달라고 조르면, 부모들이 달려와 즉각 사과하고 제자리에 앉혀주길 바랄 뿐이라고. "내 속으로 낳은 앤데도 내 맘대로 못하겠더라" 이러면서 눈누난나 애가 민폐 끼치는 거 보고만 있다가, 막상 사고치면 그 책임을 점주에게 나눠 지라고 요구하는 부모가 어이 없는 거라고.

시발 헛웃음 나네. 난 2002년에 학교가는데 "월드컵 하면 외국사람들 많이 올텐데 장애인이 길에 돌아다니면 보기 안좋다. 월드컵 끝날 때까지 집에 있어라"는 말도 들어봄ㅋㅋㅋㅋ 그 할배가 아이한테도 그런 말 했을까? 난 길만 가도 폐기물 취급 당함. 동대문에 옷 사러 갔는데(지금도 있나 모르겠다 디자이너클럽) 보안요원이 쫓아낸 적도 있다니까? 휠체어 부피가 커서 다른 손님들 지나다니는데 방해된다고. 동대문에 유모차 내치는 쇼핑몰 있어요?ㅋㅋㅋㅋㅋ

아동학대 이슈라면 여러 모로 공통점을 갖지만, 노키즈존 문제로 이 사회에서 아동이 장애인만큼 배제당한다고 말할 순 없음. 아이 부모들이 아이를 위해선 지갑을 연다는 걸 상인들이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아이를 가게에 못 오게 했다는 게 무슨 뜻인지, 정말 몰라서 이럼? 사람들이 아동을 혐오해서가 아니라는 걸 모른다고?

예전엔 음식점 주인들이 장애인을 대놓고 못 들어오게 했다. 종업원이나 다른 손님에게 민폐 될까봐 그런 것도 있지만 병신이 가게 오면 재수없다는(부정 탄다는), 미신에 가까운 이유도 있었다. 택시 첫 손님으로 여자를 안 받던 시절 있잖아. 그런 식의 미신임. 난 여자이기까지 해서 맨날 승차거부 당했고, 지금도 길 가면 내쪽으로 캬악 퉤! 침 뱉는 노인들 있지만. 병신 재수 없다고. 아시겠어요? 이런 게 혐오예요 ㅋㅋㅋㅋㅋㅋ

어쨌든 지금은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가게에선 웬만하면 출입을 막지 않는다. 그랬다간 그 장애인이 인터넷에 올려서 가게가 도덕적 비난을 피할 수 없을테고 ㅋㅋㅋㅋㅋ 그동안 장애인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고, 그러라고 장애인 손님들이 최대한 가게에 폐 안 끼치려 노력해왔으니까. 휠체어 타는 내가 식당 안을 "꺄아아아" 하면서 신나게 돌아다닐까? 막 다른 테이블에 부딪치면서? 다른 손님들 음식을 기웃거리며 한 입만 나눠달라고 할까? 친구에게 다른 거 먹자고 소리를 지르며 울까? 아니거든. 다른 사람보다 자리를 많이 차지할 뿐 피해를 주지 않는다.

반대로 내가 어릴 땐 식당에서 아이를 차별하지 않았다. 그러니 나도 부모님이랑 이것저것 먹으러 다녔겠지. 아버지가 여행 좋아했어서,  어린 나를 안고 식당에서 찍은 오래된 사진들이 있음(이때 난 장애인이 아니었다). 근데 지금은 왜 이런 분위기가 됐을까? "왜 우리 애 기를 죽이고 그래욧!"←베충이들이 쓰는 이 혐오표현, 나도 존나 싫지만 이거 어디서 왔는지 모른다며 시치미 뗄거임?

물론 체감상 부모들의 70퍼는 저렇지 않다. 나머지 30이 진짜 개진상임. 난 지하철 탈 때마다 휠체어석, 엘리베이터를 유모차들과 공유한다. 엘리베이터 탈 때 노인들뿐 아니라 애 엄빠들도 빨리 가고싶어서 장애인 앞으로 새치기도 하시고 ㅋㅋㅋㅋ 아이들이 휠체어 만지고, 매달리고, 따라오고, 뚫어지게 쳐다보고, 심지어 내가 영어 모를 거 같으니까 학교에서 배운 영어로 "엄마 저 사람 왜저래(휠체어)? 난 저렇게 살기 싫어" 같은 말을 해도 말리지 않음ㅋㅋㅋㅋㅋㅋ 엘리베이터에서 애가 함부로 내 휠체어 조종판에 손대도 제지하지 않는다. 그러다 휠체어가 문으로 돌진하고 다같이 자유낙하.. 해볼까요?

70퍼센트의 부모들도 그런 30퍼센트의 진상들을 나무라고 단속한다는 것도 안다. "나도 엄마/아빠지만, 저러면 안된다"며 같이 욕해주고 있음. 애초에 사람들이 장애인을 왜 싫어하는지, 특히 왜 고용이 안 되는지 생각해보세요.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 끼치고 맨날 도움만 청할까 봐 그러는 거잖아. 아이에 대해서도 같은 오해가 있다는 건 인정함. 장애인 중에도 진상은 있고(특히 장애인 아저씨들? ㅋㅋㅋㅋ 그런 사람은 장애인이고 뭐고 무조건 혼나야 한다고 봄) 반대로 의젓하게 밥 잘 먹는 아이들도 많은데.

하지만 음식점 점주들은 서비스 제공자(을)라서, 예의상, 혹은 도덕적 이유로 함부로 진상부모들에게 "아이 단속 좀 잘하라"고 말할 수 없음. 잘못하면 점주가 다 뒤집어 쓰니까. 최악의 경우 불매운동까지도. 하지만 식당들이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도 아니잖아. 거기도 사유지고, 여긴 자본주의 사회임. 그렇다고 인종, 장애, 성적지향 등 식당에서 밥 먹고 가는 데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속성까지 트집잡아 출입을 금지시키면 혐오다. 노키즈존은 일부 부모들의 잘못된 행동방식 때문에 실제 피해를 입은 점주들이 나머지 70퍼센트의 좋은 이웃까지 못 오게 하는 게 문제라고.

그리고 "아이는 어디서든 눈치보지 않고 자유로워야지! 내 아이 나무라지 마세요!"는 생래적이거나 어쩔 수 없는 특성이 아니라 본인들이 선택한 육아법이니 거기에 따른 충돌은 책임 져야하는 문제 아님? 아이의 특성을 누가 몰라. 다만 공공장소에서 그러지 않도록 부모들이 애쓰고 있다는 게 보이면, 아이가 울어도 다들 이해한다고.

관련 법안 만들어서 분쟁 생기면 경찰 불러요. 그리고 제발 이런 데 장애인 좀 싸잡지 마세요들. 아이들 자라면 이 문제에 관심 끌거잖아. 장애는 평생 간다고. 응? 죽을 때까지!! 안 낫는 게 장애야!!!

그리고 이분들의 기믹ㅋㅋㅋㅋㅋㅋㅋ 나 요즘 배꼽 빠진다 ㅋㅋㅋㅋㅋ 노키즈존 리스트 공유하면서 "여긴 나쁜 가게들, 가지 마세요"의 뉘앙스가 진짜 전혀, 하나도 없다고 단언할 수 있음? ㅋㅋㅋㅋㅋ 애초에 이걸 장애인 차별이랑 동급으로 놓고 시작했으면서?


대놓고 "나쁜 짓"이라는데요? 노키즈존이 나쁜 짓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충분히 그럴 수 있지만, "애 오지 말래서 안 가려고 공유하는 게 뭐가 문제?(어깨 으쓱)" 애티튜드는 너무 기만적이잖아 ㅋㅋㅋㅋㅋ 왜, 그냥 대놓고 불매하기엔 뭐가 걸려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먹고싶어하는 음식을 못 먹어서 불쌍한 내 아이" 기믹으로 동정심을 자극하는 사람들. 우선 음식 때문만이라면 테이크아웃이란 유용한 방법이 있다. 배달 안되는 덴 많아도 포장 안되는 덴 거의 없음. 물론 포장이 문제가 아니라는 걸 당신도 알고 나도 알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내가 쇼핑몰, 패스트푸드점 다음으로 유모차와 어린이를 많이 보는 곳이 스타벅스다. 스벅이 어린이를 위한 곳은 아니다. 병주스와 샌드위치 등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메뉴도 있지만 어린이용 커트러리나 식기를 제공하지도 않고, 어린이용 메뉴가 따로 있지도 않다. 아이가 먹고싶어서라기보단, 부모들이 눈치 보지 않고 편히 머물 장소가 필요한 거 아닌가 싶다. 그것도 너무 이해됨. 아이들이 좋아하는 롯리, 버거킹 같은 데서 부모들이 만족스런 식사를 할 수 도 없을 거고. 그럼 왜 부모들의 편의를 솔직하게 내걸지 않고 아이를 앞세우지? 부모의 권리는 권리가 아닌가? 아이 뒤에 숨는 것도 전략적 선택 아님?

그리고 이런 걸 봤는데요.


이어지는 타래를 보니


죽통이라고 앎? 죽을 담을 수 있는 보온통이다. 이거 일제는 24시간 보온됨ㅋㅋㅋㅋㅋ 여기서 이유식 꺼내면 오히려 후후 불어서 먹여야 할거임. 한국제품-중국OEM도 최소 6시간 온도가 유지돼요. 이거 사면 됨. 그럼 데워달라고 부탁 안해도 되고. 애 안 키우는 나도 아는걸 어떻게 아이 부모가 몰라ㅠㅠ

장애인들은 이런 거 안함. 손에 힘 없는 분들은 포크, 가벼운 귀달이컵 같은 거 아예 가방에 소지하고 다닌다. 식당에 요청하지 않는다. 어차피 없는 가게가 더 많으니까. 혼자 밥 못 먹는 분들은 활동보조인과 같이 다닌다. 그러니 점주나 종업원에게 요청할 게 거의 없다니까.

채식주의자라 "비빔밥에 고기 고명 빼주세요 "요구할 순 있고 "아이가 먹을 거니 고추는 빼주세요" 요구할 순 있다. 하지만 식당에서 파는 음식도 아닌데 그거 데워달라기엔 미안하지 않음? 손님은 자기가 내는 요금 이상의 서비스를 바랄 수 없다. 다시 말하지만 여긴 자본주의 사회니까. 위 트윗의 경우는, 일행 중 누구 하나가 근처 편의점에 뛰어간다→ 핫바 사서 핫바는 가방에 넣고 이유식을 데운다→ 이유식 가지고 다시 음식점으로 뛰어온다→해피엔딩.

장애인들끼린 이런 암묵적인 룰도 있다. (1)손님 많은 시간엔 가지 않는다(이건 비장애인 혼밥족도 마찬가지. 다들 이렇게 알아서 자기규제 한다) (2)휠체어 접근이 가능해도 내부가 좁은 곳엔 가지 않는다 (3)휠체어 유저가 두 명 이상 만날 땐 맛이 좀 떨어지더라도 아주 넓은 식당에서 만나 필요 이상으로 많은 식사를 시키거나(미안하니까 매출이라도 올려주려고), 테이크아웃 해서 공원에서 먹는다 (4)오래 머물지 않는다.

물론 이렇게 해도 눈치 주는 식당이 여전히 있다. 빨리 처먹고 나가라고 유언의, 무언의 눈치를 줌. 자꾸만 음식 카트를 내 휠체어에 부딪히거나 "곧 손님들 많이 오실 시간인데.." 큰 소리로 혼잣말처럼 내뱉음(예: 신당동 마*림떡볶이). 나 들으라고. 자리도 좁고 불편한, 다른 사람 눈에 안 띄는 구석자리에 앉힌다(예: 남터역 근처 아*꼬). 다른 손님들(사실은 종업원들이겠지) 지나다니기 불편하다나. 아니 시발 나는 손님 아님?

이러니 갈 수 있는 식당이 정말 없다. 휠체어 못 가는 곳엔 유모차도 못 간다고 거짓말하지 마라 ㅋㅋㅋㅋㅋ 계단 몇 개쯤은 유모차 들고 올라가는 거 다 앎. 어느날 지하철에서 내려보니 엘리베이터가 고장이었다(나중에 쓰겠지만 이런 일 존나 많음). 나도 나지만, 바로 옆에 유모차 끌고 온 젊은 엄마가 걱정돼서 말을 걸려 보니, 내쪽은 쳐다도 안 보고 유모차 들고 계단 올라가더라. 식당 계단쯤은 일도 아님. 수동휠체어는 도움 받아서 갈 수 있는데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는 어불성설이다. 유모차도 불편한 점 많고, 아예 "내부가 좁아서 유모차 못 들어온다"고 문에 써붙인 가게도 많은 건 아는데, 여기에 장애인 휠체어 어쩌고 끌어서 갖다대는 건 평소 휠체어의 경우를 더 생각해본 적 없다는 게 드러날 뿐임.

다 풀고 나니 속이 좀 후련하네. 평소 장애문제에 관심도 없으면서, 필요할 때만 장애인의 불가촉천민 지위 끌어다 쓰지 마세요. 여러분은 장애인보단 다수니까 이렇게 공론화도 가능하잖아요. 장애인까지 이용 안해도 해낼 수 있음.



장애인 잔혹사

건너건너, 이런 트윗을 봤다.


왜 이런 코멘트를 사족으로 달았는지 모르겠네. 여권운동 하면서 여성을 절대적 약자/피해자 위치에 놓는 게 유리하니 장애인의 위치(불가촉천민)마저 이용하는 걸로밖에 안 보임. 장애인 시위 현장에서 동정이나 시혜적인 시각을 줘보기는 했고? 나도 시위했지만 비장애인 방해한다며 욕 처먹은 기억밖에 없는데, 어떻게 된거죠? 여성은 장애인만도 못한 처지라는 걸 말하고 싶나? 여성이 지구 최약자라 생각하나?

물론 장애남성도 여성을 혐오함. 여성이 약자인 건 맞다. 하지만 비장애인에게 장애인은 여자든 남자든 일단 제3, 혹은 제4의 인간(여성은 이등시민 취급이니까), 열등해서 차마 동일선상에 놓기 힘든 인간이잖아. 성별조차 존중해주지 않잖아. 그냥 다 싸잡아서 장애인이고 병신이지. 비장애인과 장애여성, 혹은 장애인끼리의 성차별을 논하려면 아직도 멀었다고. 적어도 이제 한국에서 여자아이라고 학교 안 보내진 않잖아? 하지만 장애아는 아직까지도 의무교육조차 못 받는 일이 너무 흔하고, 또 많은 사람에겐 그게 당연하다고. "어쩔 수 없"으니까.
여자이기 때문에 겪는 차별을 장애인인 나라고 안 겪을까? 결혼이나 연애에 있어서 절.대. 여자 취급 안해도 성적으로 착취하고는 싶어함. 물리적인 힘이 비장애여성보다 더 약하니 얼마나 쉬운 상대야. 거기에 플러스, 장애인이기 때문에 겪는 차별이 더해지는 거라고. 얼마 전엔 젠더사이드도 핫한 이슈였던데, 누구든 지금 임신한 아이가 장애아면 죄책감 1도 없이 낙태할거잖아. 세상에 태어나는 게 공식적으로 금지된 집단이 장애인임.

아이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아이 부모들(아마 평소 장애인 권리에 1도 관심 없었을)은 노키즈존 얘기하면서 장애인 출입금지랑 노키즈존이랑 뭐가 다르냐는 식으로 썰을 풀더라. 여론에 호소하기 위해서다. 다른 사람들 감정을 자극하는 거지, 그런 식으로. 그분들 실제론 장애인 출입이 사실상 금지된 지역에 대해 인식/시설 개선하자고 운동하진 않음.  그런 운동 하는 단체에 기부도 안할 거임. 장애인들이 투쟁으로 얻은 공공시설(지하철역 내 빗면, 엘리베이터 등)은 유모차로 이용하면서, 고속버스에 휠체어 승차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운동엔 절대 동참 안하고. 고속버스에 휠체어가 탈 수 있게 되면 유모차도 탈 수 있다. 휠체어 들어갈 수 있게 빗면을 만들어둔 식당엔 유모차도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장애인과 함께 투쟁하진 않는다. 아마도 애가 다 자라면 그런 시설, 자기들에겐 필요 없어질테니까? 필요에 따라 잠깐 인용하지만 그분들께도 여전히 장애인은 타자고, 도움은 1도 안줌. 아이가 잠깐 장애인만큼이나 차별 받더라도 시간이 자나면 자라고, 그럼 위치가 달라질테니까.

이런 상황에서 위 트윗같은 태도는 장애인을 두 번 죽인다. 약자인 것도 서러운데 그것조차 부정당하는 거잖아. 성차별의 사실을 부정하는 거랑 뭐가 다른가? "요즘은 여성상위시대 아니야? 농담만 좀 잘못해도 큰일나는 세상인데 여성차별이 어딨어?" 이런 발언이 여전히 차별이듯, 장애인이 비장애인 여성보다 더 차별받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발언 역시 차별이다. 지적장애인을 납치해 몇 십 년간 노예처럼 부려먹고, 지적장애소녀를 한 마을 개저씨와 노인들이 윤간하는 등의 일까지 가지 않아도.

여성들이 증오와 살해협박을 받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장애인을 증오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나요? 최소 "내가 이래서 장애인들 싫어해" 같은 말도 들어본 적 없는 사람같네요? 내 아이가 지적장애인과 함께 교육받게 할 수 없으니 장애인 분리교육 주장하는 분들이 누구시더라. 오히려 적응하기 힘든 쪽은 장애아동일 거리면서 걱정해주는 척, 분리교육 강하게 주장하는 분들, 그분들 다 장애인이신가? ㄴㄴ 비.장.애.인.임.

살해협박이 사소하다는 얘긴 절대 아니다. 나도 그 일에 분노했고, 너무 무서운 일이라고 생각함. 하지만 이런 것도 생각해보자. 장애인, 특히 지적장애인은 납치와 감금을 당해도 스스로를 보호하거나 경찰에 신고하거나 변호할 능력이 없다. 이들의 이야기가 얼마나 많이 묻혔는지는 아무도 정확히 알아내지 못할 거다. 살해협박 정도가 아니라 아마 바로 실행각일걸.

애초에 장애인과 여성의 문제를 저렇게 단순비교할 수 없단 뜻이다. 혐오의 기제는 동일한 게 맞음. 당신이 남자에게 차별받고 혐오받는 바로 그 기제로 당신도 장애인을 차별하고, 혐오하고 있다고. 그리고 그걸 부정하고 있고. 가벼운 예로, 트위터에서 엄청나게 PC한 척 하는 선비들(남녀불문)조차 "병신"이란 욕을 얼마나 좋아들 하시던지. 쓰지 말라고 직멘해도.

약자가 다 정의로운 건 아니다. 장애인 차별엔 남녀 따로 없던데? "정의로운 나, 나부터도 약자인 내가 장애인을 차별할 리 없어!" 이런 스탠스 너무 유치한데 맨날 보는 거고요. 차별은 거대 빌런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하는 거임. 지옥에서 온 악마가 장애인 차별따위 하고 앉아 있기엔 너무 따분하고 시시하지 않겠나.

그래서 내가 그동안 장애인으로서, 혹은 장애여성으로서 당해온 일상적이고 구체적인 차별, 평밤한 비장애인들에게 당한 차별을 여기에 기록하기로 했다. 위의 트윗처럼 여성차별과 장애인차별을 단순비교할 수 없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다. 페미니즘 운동에 딴지 걸려는 의도는 물론 아니다. 페미니스트까진 아니어도 나 역시 여성차별에 분노하고, 반대한다. 나도 여자니까.

장애인과 여성, 두 카테고리가 모두 내 정체성이지만 사회에선 장애인이라는 소수집단과 여성이라는 약자집단끼리도 반목함. 마치 두 집단간 교집합이 없다는 듯이. 이왕이면 지금 물 들어와서 노 젓는 여성운동이 장애여성도 안고 가줬음 좋겠는데, 페미니스트도 장애여성은 여성이 아니라 그냥 장애인이라니 섭섭하다. 역시 인간은 연대를 할 줄 모르는 동물이다. 뭐 거기까진 이해한다. 상황 바뀌면 나도 그럴지 모르니까. 하지만 제발 저런 식으로 장애운동까지 걸고 넘어지진 말자.

다른 장애인분들은 "나도 결국 너와 같은, 평범한 사람일 뿐"이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 오히려 구체적인 차별 경험을 공개적인 페이지에 쓰시지 않는 것같다. 이해가 된다. 아마 믿어주지도 않을 테니까. 어처구니 없는 일화가 많지만, 다 사실이다.


나도 그런 일들을 당하면서 이딴 야만이 벌간 대낮에 일어날 수 있다는 걸 전엔 상상조차 못해봤다. 비상식적인 인간이 이렇게나 많은 원인이 나 역시 너무 궁금하다. 요즘 너무 피곤해서 글리젠이 빠르진 않겠지만 ㅋㅋㅋ 도전해보려 한다.







1